이공계 최상위권은 왜 과학 진로선택 과목을 4과목이나 듣나

이공계 과학 진로선택 과목 이수 이슈를 상징하는 파란색 계열의 편집 일러스트

2026-07-10

이공계 진학을 준비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우리 학교는 과학을 4개나 들으라고 하던데, 다른 학교도 그런가요?”라는 질문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 글에서는 실제로 여러 고교에서 이공계 최상위권 학생에게 과학 진로선택 과목을 4개까지 이수하도록 안내하는 이유를 추적해보고, 그 배경이 되는 서울대학교의 오래된 기준이 지금 고2 학생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

이공계 진학을 희망하는 최상위권 학생에게 일부 고교는 과학 교과에 이수 시수를 몰아서 이수하는 방식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물리학·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 등 일반선택 과목을 3개 이상, 그리고 물질과 에너지·화학 반응의 세계·세포와 물질대사·생물의 유전·역학과 에너지·전자기와 양자 등 진로선택 과목(옛 과학Ⅱ급에 해당) , 과학계열 진로선택과목 (고급 물리학, 고급 화학, 고급 생명과학, 고급 지구과학 등)중 4개를 이수하도록 권장하는 사례가 확인됩니다.


근거를 추적해보니 — 서울대 ‘교과이수기준Ⅰ’

이 패턴은 서울대학교가 2005학년도부터 운영해 온 ‘교과이수기준Ⅰ’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서울대 교과이수기준은 지원 자격과는 무관하지만, 충족 여부가 수시 서류평가와 정시 교과평가에 반영되는 기준입니다. 탐구 영역에 대한 원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교과영역기준
탐구사회(역사/도덕 포함) 교과 중 3과목 + 과학 교과 중 3과목
또는
사회(역사/도덕 포함) 교과 중 2과목 + 과학 교과 중 4과목
생활·교양제2외국어 또는 한문 중 1과목

여기에 “진로희망에 따라 과학Ⅱ 과목 이수를 권장함”이라는 주석이 함께 붙어 있습니다.

이공계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이 이 기준을 그대로 따르면, 사회는 최소 요건인 2과목만 채우고 — 통합사회가 1학년 공통과목으로 이미 2과목 편성되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추가로 사회 과목을 들을 필요가 거의 없어집니다.

대신 과학을 4과목으로 채우면서 그중 진로선택(옛 과학Ⅱ급) 과목을 우선 배치하게 됩니다. 학교 현장에서 관찰되는 “과학Ⅱ급은 4개”라는 패턴과 맞아떨어집니다.

서울대는 대한민국 대입에서 사실상 기준점 역할을 해온 대학이라, 서울대 지원 여부와 무관하게 여러 고교가 이 교과이수기준을 이과반 교육과정 편성의 기본 틀로 채택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준, 지금 고2에게는 공식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여기서 확인해야 할 중요한 지점이 있습니다. 위의 ‘교과이수기준Ⅰ·Ⅱ’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 즉 현재 고3(2027학년도 대입 대상)까지 적용되는 체계입니다.

서울대는 2022 개정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가 전면 적용되는 현재 고2(2028학년도 대입 대상)를 위해서는 2025년 6월 30일 「2028학년도 전공 연계 과목 선택 안내」를 새로 발표하면서, 기존의 ‘교과이수기준Ⅰ·Ⅱ’와 ‘전공 연계 교과이수 과목’ 체계를 하나로 단순화했습니다.

이 새 안내에 따르면 자연계 모집단위(유형②)는 수학 교과(군)에서 ‘기하’와 ‘미적분Ⅱ’를, 과학 교과(군)의 진로선택 과목 중 3과목 이상을 이수할 것을 권장합니다(의과대학은 ‘세포와 물질대사’, ‘생물의 유전’을 포함해 3과목 이상).

즉 서울대가 현재 고2를 대상으로 공식적으로 요구하는 과학 진로선택 과목 수는 4개가 아니라 3개입니다. 사회·과학을 묶어 “2+4” 또는 “3+3″으로 제시하던 옛 방식 자체가 새 안내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주의할 점
서울대 외 다른 대학의 2028학년도 권장과목은 대학마다 다릅니다. 연세대는 진로선택과목 3과목 이상, 고려대는 제시된 과목 중 2과목 이상을 권장하는 것으로 파악되며, 경희대는 정시 가점을 위한 조건으로 과학 6과목 이상(20학점)을 제시하는 등 대학별 편차가 큽니다. 따라서 “4과목”이 모든 상위권 대학의 공통 기준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학교는 왜 여전히 ‘4과목’을 권장할까

서울대의 공식 기준이 3과목으로 낮아졌음에도 일부 고교가 여전히 4과목을 권장하는 이유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가능성 있는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 대학이 제시하는 최소 기준(3과목)보다 여유 있게 편성해, 학생이 지원 시점에 진로나 목표 대학이 바뀌더라도 대응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경우
  • 오랫동안 이과반 교육과정 편성의 기본 틀로 써 온 ‘사회2+과학4’ 관행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경우
  • 학교 자체적으로 이공계 최상위권 학생의 학업 역량을 더 폭넓게 드러내기 위한 목적으로 별도 판단한 경우

이 중 어느 쪽이 실제 이유인지는 개별 학교에 직접 확인하지 않는 이상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4과목 이수가 대학이 요구하는 필수 조건은 아니며, 학교 차원의 권장 사항이라는 점입니다.


지금 고2 학생이 정리해두면 좋은 것

체크리스트
  • 서울대 등 목표 대학의 2028학년도 전공 연계 권장과목을 대학 공식 발표 자료로 직접 확인하기
  • 학교가 권장하는 과목 수(예: 4과목)와 대학의 공식 최소 기준(예: 3과목)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왜 그런 차이가 있는지 담임·진학 교사에게 확인하기
  • 과학 진로선택 과목을 여유 있게 이수하는 것 자체는 불리하지 않지만, 무리해서 부담스러운 과목 수를 채우기보다 희망 전공과의 연계성과 실제 학업 역량을 함께 고려하기
  • 지망 대학이 여러 곳이라면 대학별 권장과목 차이를 표로 정리해 비교해보기

서울대의 2028학년도 전공 연계 과목 선택 안내는 서울대학교 2028 전형 완벽 분석에서 전형 전반과 함께 다루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전공별로 어떤 진로선택 과목이 구체적으로 필요한지는 수학과 완벽 가이드 등 전공가이드의 ‘권장 이수과목’ 섹션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서울대학교가 공개한 「교과이수기준(2023학년도 이후)」과 「2028학년도 전공 연계 과목 선택 안내」(2025년 6월 30일 발표) 등 공식 자료를 바탕으로 2026년 7월 10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학교별 교육과정 편성 방침은 대학의 공식 발표와 다를 수 있으므로, 정확한 내용은 재학 중인 학교와 지망 대학의 공식 공지를 함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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